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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와 테슬라는 더 이상 단순한 CEO와 기업이 아니다. 이들은 기술, 경제, 정치, 심지어 문화까지 뒤흔드는 하나의 현상이자 시대의 상징이 되었다. 머스크는 로켓을 재활용하고, 전기차를 대중화시키고, 뇌에 칩을 심겠다고 선언하며, 늘 세상의 상식과 한계를 비웃듯 돌파해왔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주식시장이 요동쳤고, 사람들이 환호하거나 분노했다.
그런데 지금, 테슬라를 둘러싼 공기는 예전과 다르다. 머스크의 말과 행동은 점점 더 통제불가능해졌고, 혁신의 이미지는 논란과 피로감에 덮이기 시작했다. 주가는 떨어지고, 브랜드 평판도 흔들린다. 하지만 나는 아직 확신하지 않는다. 예측 불가능한 머스크는 언제나 결과를 보여주곤 했으니까. 이번에도 마찬가지일까? 아니면 진짜 끝이 보이는 걸까? 지금은 바로 그 분기점에 서 있는 시간이다.
테슬라의 기술 상황
- 자율주행(FSD) 및 로보택시: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 베타 소프트웨어를 수년간 개발해왔지만 2025년 현재까지도 운전자 감독이 필요한 레벨2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2025년 4월 실적 발표에서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2025년 6월까지 ‘무인 로보택시’ 유료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기존 차량(Model Y)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시범 운행한 뒤, 2026년에 전용 로보택시 차량생산을 목표로 한 계획입니다. 이러한 행보는 테슬라가 자율주행으로 사업모델 전환(차량 판매 → 서비스 구독)을 노린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잇단 자율주행 치명사고 사례들을 지적하며 테슬라 방식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 인공지능(AI) 및 로봇: 일론 머스크는 최근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분야로의 확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AI 연산을 위한 Dojo 슈퍼컴퓨터를 구축하여 FSD 성능 향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AI와 로봇이 테슬라를 새로운 재정적 고지로 이끌 것”이라 주장하며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로봇/AI 중심 이동이 본업인 전기차와 에너지 사업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렸다고 비판합니다.
- 사이버트럭(Cybertruck) 출시 진행: 2019년 공개된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은 혁신적 디자인과 기술로 주목받았으나 생산이 거듭 지연되었습니다. 최초 예상 출시 시점보다 수년 늦어진 끝에 2024년 말 소규모 초도 인도가 이루어졌고, 2025년에 본격 양산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사이버트럭은 스테인리스 차체, 특수 유리 등 혁신적 요소가 있지만 디자인의 파격성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고 수요 예측이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머스크가 여러 차례 약속했던 $25,000 보급형 EV는 아직 출시 전망이 불투명하며, 베스트셀러인 Model Y의 저가형 모델 개발도 지연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테슬라의 차량 제품 라인업 혁신은 사이버트럭을 제외하면 최근 정체되어 있다는 평가입니다.
일론 머스크의 행보가 테슬라에 미친 영향
- 정치 참여 : 일론 머스크의 파격적인 정치 견해 표출과 사회적 행보는 최근 테슬라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머스크는 소셜미디어상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밝혀왔는데, 이는 종종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예를 들어 머스크는 음모론적 주장을 리트윗하거나 논쟁적인 발언을 하여, 진보 성향 대중의 반감을 샀습니다. 그 결과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여론은 정치 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여론 조사에서는 미국 민주당 지지자의 82%가 일론 머스크 때문에 테슬라 구매를 고려하지 않게 되었다고 응답했는데, 이처럼 머스크 개인에 대한 반감이 테슬라 제품 불매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 X의 트윗 : 머스크의 정치 참여도 테슬라 이미지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4년 미국 대선 전후로 머스크는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정부 정책에 강한 의견을 표명해왔습니다. 2025년에는 미국 행정부의 정부 혁신 자문역을 맡아 정치 무대에 관여했는데, 이로 인해 머스크가 본업에 소홀하다는 투자자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테슬라는 2023, 2024년에 홍보·대관(PR) 부서 부재 속에 머스크 X에서의 발언이 곧 회사의 입장으로 인식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 결과,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 하나하나가 테슬라의 기업 이미지와 주가에 직결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테슬라 자체도 2025년 주주 서한에서 “변화하는 정치적 여론이 향후 제품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인정하며, 머스크 행보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변화를 의식하고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소비자와 투자자에게 생기는 테슬라에 대한 우려
- 소비자 시선 : 머스크에 대한 반감은 테슬라 제품의 소비자 평가 및 판매에도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과거 테슬라를 열렬히 지지하던 일부 고객들은 머스크의 행보에 실망해 테슬라 차량을 처분하거나 구매를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머스크와 의견을 달리하는 고객 이탈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진보 성향의 일부 소비자들은 불매 운동을 조직하여 테슬라 차량 판매와 주가를 떨어뜨리려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한편 머스크의 정치색이 보수층에는 호응을 얻어 테슬라에 우호적인 새로운 팬덤이 일부 생겨났지만, 보수층은 전통적으로 EV 구매층이 적은 만큼 판매 증대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머스크의 정치·사회적 행보는 테슬라를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브랜드로 만들었고, 이미지 손상이 일부 재무적 지표 악화(판매 둔화 등)로까지 연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브랜드 가치 변화: 글로벌 브랜드 평가에서도 테슬라의 위상 변화가 관측됩니다. 브랜드파이낸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테슬라의 브랜드 가치가 $153억 감소(-26%)하여 430억 달러 수준으로 하락하며,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순위가 3위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판매 성장세 둔화와 EV 경쟁 심화, 주요 시장에서의 가격 인하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미국 정책 변화로 보조금 축소 우려 등의 정치적 환경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편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테슬라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였지만, 도요타나 메르세데스에 비해 브랜드 가치 성장세가 꺾인 모습입니다. 이러한 수치는 머스크 리스크로 인한 소비자층 변화와도 맥락을 같이합니다. 결국 투자자 관점에서 최근 테슬라의 이미지는, “탁월한 기술기업”이라는 기대와 “CEO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혼재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 생각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일론 머스크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그는 그 이상함을 다양한 혁신으로 증명해 왔다. 항상 과장된 표현을 하고, 정해진 기간 안에 뭔가를 완성하는 일은 거의 본 적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이 역대급으로 당황스럽고 경악스럽다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게 바로 일론 머스크라는 인물이 원래부터 보여주던 모습이기도 하다. 물론 이번엔 비약의 크기가 더 크고, 수위도 더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예를 들어 한국의 대출 규모가 사상 최대라고 해도 이제는 뉴스가 되지 않듯이, ‘예측 불가능한 일론’이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해지는 것 역시 그 자체로 뉴노멀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나는 지금의 머스크에게 전혀 공감되지 않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하지만 이게 일론의 운영 방식이라고 받아들이면,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는 지점도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지켜봐야 할 것은 말이 아니라 결과다. 아직 테슬라의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 테슬라가 그동안 제시해온 비전(로보택시, 완전자율주행, 옵티머스(로봇)) 에서ㄴ 테슬라의 기술력과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만약 이 중 하나라도 다른 기업이 먼저 성공시킨다면, 그 순간 테슬라가 가진 기술적 프리미엄은 빠르게 사라질 것이다. 그 말은 곧, 지금 이 순간까지는 여전히 테슬라에 대한 가치 평가가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아직 아무도 그걸 해낸 기업이 없고, 테슬라는 여전히 그 선두에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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