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9. 타겟(Target)으로 알아보는 오프라인 대형 매장의 위기와 극복 방안

돌돌55 2025. 5. 5. 15:24

들어가며

미국의 대형 할인점 체인 타겟(Target)은 팬데믹 기간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했지만, 최근에는 성장 정체와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타겟의 최근 상황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을 살펴보려 합니다.

타겟의 상황

  1. 최근 매출 동향
    타겟은 매출과 순이익 모두에서 월가의 4분기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1분기 전망은 밝지 않으며 소비 여력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2024년 4분기 매출은 309억 2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319억 2천만 달러) 대비 약 3% 감소했습니다. (참고로 1년 전에는 동일 기간보다 영업일이 일주일 더 많았습니다.)

  2. 최근 전략
    (1) 가격 인하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중산층 고객들의 지출 여력이 약화되자, 타겟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생필품의 가격을 인하했습니다. 2024년 초, 식품과 필수품 1,500여 개 품목의 상시 가격을 내렸고, 여름까지 추가로 1,000개 이상의 품목에 대해 가격 인하를 예고했습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예산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2) 독자적인 상품 출시
    제품 다양성 측면에서 타겟은 트렌드 대응력 강화와 브랜드 협업 전략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스타일리시하고 차별화된 디자인 상품으로 고객을 유인해온 타겟은, 이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상품 출시 속도에도 변화를 주었습니다. 과거에는 새로운 트렌드 상품을 매장에 도입하는 데 최대 7개월이 걸렸지만, 2025년부터는 이를 8주 내로 단축하는 신속 공급 모델을 도입해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3) 온라인 판매
    타겟의 온라인 채널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성장하여 현재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합니다. 팬데믹 시기 급증한 이커머스 수요를 기반으로, 타겟은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옴니채널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국 1,95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풀필먼트 거점으로 활용하는 점이 큰 강점입니다. 실제로 전체 매출의 95~98%가 매장을 통해 처리되고 있으며, 온라인 주문도 대부분 가까운 매장에서 직접 포장·배송되거나 픽업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이 같은 ‘스토어 중심 풀필먼트’ 전략은 막대한 물류 투자 없이도 짧은 배송 시간과 낮은 비용으로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줍니다.

타겟의 경쟁자

(1) 월마트
늘 낮은 가격과 방대한 상품 구색을 강점으로 갖고 있는 월마트는 초대형 슈퍼센터를 기반으로 식료품부터 가전까지 원스톱 쇼핑을 제공합니다. 오랜 기간 축적된 공급망 효율성을 바탕으로 비용을 극단적으로 낮추며, 미국 내 최대 매출 기업(연매출 약 6천억 달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식료품 부문 매출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강력해, 생활 필수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을 폭넓게 흡수하고 있습니다.
(2) 아마존
세계 1위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프라임 회원제와 탁월한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폭넓은 상품 구성과 빠른 배송을 제공합니다. AI 추천 엔진을 통한 개인화된 쇼핑 경험, 원클릭 결제 시스템, 탄탄한 클라우드 기반 물류망 등이 핵심 경쟁력입니다. 최근에는 홀푸즈(Whole Foods) 인수를 통해 오프라인 식품 소매 시장에도 진출하고, 도심형 물류 허브를 확장하며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3) 타겟의 전략
타겟은 월마트나 아마존과 달리, 중산층 고객을 겨냥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유지해왔습니다. 월마트만큼 저가 정책을 고수하지는 않지만, 세련된 디자인의 상품과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코스트코 등과는 다른 경험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타겟이 어려운 이유

(1) 경기에 민감한 주력 상품
타겟은 식료품 비중이 낮고, 가정용품·의류 등 경기 민감 카테고리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인플레이션 시기 소비자들은 제한된 예산을 식품 등 필수품에 우선 배정하고, 가전·장난감·의류 구매를 미루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월마트는 식품과 생활용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덕분에 방어력이 강했지만, 타겟은 식료품 비중이 약 20%로 월마트(약 56%)에 비해 경기 방어 성격이 약한 편입니다.
(2) 가격 경쟁력
월마트는 일찌감치 가격 인상 억제와 자체 저가 브랜드 운영으로 알뜰 쇼핑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타겟은 2022년 재고난 이후 수익성 회복에 집중하면서 프로모션을 줄이는 등 가격 매력을 잃었습니다. 이에 따라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고객층 일부가 월마트나 알디(Aldi)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타겟도 2023년 말부터 대규모 가격 인하와 상시 할인 전략으로 선회해 이를 만회하려 하고 있습니다.
(3) 시대적 이슈와 외부 변수
2023년 타겟은 성소수자 상품 진열과 관련된 ‘프라이드 컬렉션’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이 불매 운동을 벌였고, 협박 사례가 이어지자 타겟은 일부 매장에서 해당 상품을 철수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진보·보수 양쪽 모두의 비판을 받으며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습니다. 실제로 이 사건 이후 2023년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 감소했습니다. 소매 절도 증가도 문제였습니다. 조직적인 절도 범죄가 늘며 재고 손실이 급증했고, 타겟은 2023년에만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에서 9개 매장을 폐점하는 등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내 생각

타겟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미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대형 마트들이 쿠팡, 마켓컬리 같은 온라인 유통채널의 성장에 밀려 비슷한 도전을 겪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굳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매장에 비해 더 나은 효용을 제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가격만으로 경쟁해서는 온라인을 이기기 어렵습니다. 온라인보다 더 편하거나, 더 싸거나, 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굳이 오프라인을 찾을 이유가 없습니다. 타겟 역시 이러한 ‘효용의 전환점’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공간이 단순한 판매 채널을 넘어 설 수 있는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배달로 시켜 마실 수 있음에도 여전히 카페에 가는 이유는 단순한 음료가 아닌 분위기, 경험, 사람과의 교류 때문입니다. 야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에서 편하게 볼 수 있지만, 직접 경기장을 찾는 관중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KBO의 관중 수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 중입니다. 패션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오프라인 매장을 단순한 안경점이 아니라, 전시 공간과 체험의 장으로 탈바꿈시켜 브랜드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직접 체험과 공간 경험입니다. 타겟과 같은 대형 오프라인 매장도 이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가족 단위로 함께 방문해 시간을 보내고 즐길 수 있는 공간, 아이들과 쇼핑 외에도 작은 놀이 또는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하거나, 새로운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써볼 수 있는 쇼룸 기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은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감정적 몰입이나 경험을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타겟이 가진 방대한 매장 인프라를 잘 활용한다면, 단순한 유통 채널을 넘어 경험 중심의 리테일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온라인을 뛰어넘는 오프라인만의 이유, 바로 즐거움과 몰입, 직접 체험이 그 핵심이 될 것입니다.

참고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ZLO7P6HtMdA&ab_channel=C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