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3. 빅테크의 AI 인재 채용 경쟁

돌돌55 2025. 7. 5. 11:13

AI개발을 위해서 GPU를 많이 모아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GPU가 있어야 뭔가 모델을 학습시키고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데이터와 인재라고 생각한다. 하나씩 짚어보면, GPU는 다다익선이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클라우드를 쓰면, 우리가 foundation 모델을 만들 것이 아니라면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데이터는 예전에는 ‘많은 데이터’가 필수 조건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합성데이터로도 좋은 모델을 많이 만들 수 있다. 물론 중요한 건 맞다. 하지만 ‘절대적 필수’는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남는 건 인력이다. 인력은 더 고등위의 작업을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의사결정 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실행하고, 버티고, 책임지는 일. 그런 역할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인재는 언제나 부족하다. ‘좋고 뾰족한 사람’은 항상 충분하지 않다.

 

대표적으로 Meta는 최근 AI 분야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채용 전략을 펼쳤다. 특히 OpenAI 출신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수천만 달러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제안하며 적극적인 영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Meta는 OpenAI의 연말 휴가 기간을 노려, 인재들에게 집중적으로 접근하면서 최대한 끌어오고자 노력하였다. 기회가 될 만한 타이밍을 본 것이다. 또한 Meta는 자사 모델인 LLaMA 4의 부진 이후, AI 역량 강화를 위해 Scale AI에 150억 달러를 투자하고, 그 공동창업자인 알렉산더 왕을 영입해 슈퍼인텔리전스 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빅테크의 AI 인재 채용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다. 좋은 인재는 한정되어 있고, 먼저 잡은 기업이 기술과 시장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 좋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연봉 그 이상이 필요하다. 우선, 경쟁력 있는 급여와 조건이 기본이다. Meta는 OpenAI 출신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수천만 달러의 계약 보너스를 제안했고, 실제로 몇몇 연구자들은 기존 회사를 떠나 Meta의 AI 조직에 합류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인재가 “와서 하고 싶은 일”이 있어야 한다. 좋은 모델을 만들 수 있는 능력과 방향성, 그리고 뛰어난 동료들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Anthropic은 OpenAI에서 나와 새로 시작한 팀이다. 뛰어난 연구자들이 윤리와 안전에 대한 방향성 문제로 갈등을 겪고 나와 스스로 자신들이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만든 것이다. 그들은 돈보다도 자신이 추구하는 연구를 할 수 있는 구조를 원했고, 그런 팀이 있었기에 Anthropic은 단기간에 Claude 같은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또한, 기술적으로 수준 있는 토론이 가능하고, 서로 배울 수 있는 동료들의 존재도 중요하다. 구글이 딥마인드를 인수할 때, 단지 기술력만 본 게 아니라 강한 연구 커뮤니티와 집단 지성을 보고 팀 전체를 패키지로 영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결정권과 영향력도 중요하다. 단순히 일만 시키는 구조라면 좋은 인재가 오래 머물 이유가 없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OpenAI 출신의 안드레이 카르파티를 영입하며, 그에게 AI 디렉터 직함과 함께 Elon Musk에게 직접 보고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단순히 연구원으로 쓰는 게 아니라, 의사결정 구조 안에 포함시킨 것이다.
요약하자면, 돈, 기술, 사람, 권한 이 네 가지가 갖춰져야 한다. 그걸 제대로 설계한 팀과 회사가 결국 인재 경쟁에서 이길 것이다.